카테고리 없음

유키노조에게 죠지가 고백하는 이야기

dpfm 2018. 5. 28. 21:59
나 하고- 침을 삼킨다. 아이스크림을 먹던 그가 입을 벌린체 자신을 돌아본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켁켁거리자 고개를 기우뚱 숙이며 저를 본다. 파란 눈동자에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첫만남을 기억해본다. 프리즘 킹 컵에서 아마 스치듯이 봤을테지. 사실 그 때 마주쳤나? 싶기도 할 정도로 기억나지 않는다. 그를 똑바로 마주보게 된 것은 가부키 공연장에서였다. 우연히 고탄다가 들고온 표로 보게 된 공연은 지루했지만 공주로 나온 모습을 보고 반했다. 여자인 줄 알고 그 뒤에 공연을 보러갔고 길에서 마주쳤을 때 겨우 용기 내서 같이 가자고 했었다. 도착한 곳이 에델로즈 기숙사인 걸 알고 놀랬고 상대가 남자인 걸 알고 머리를 박을 뻔했다. 잊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잊혀지지 않았다.

그래서 몇 번이고 에델로즈에 찾아왔다. 처음에 떨떠름한 표정이었던 그도 별 다른 꿍꿍이가 없다면, 말하면서 제 손을 잡아주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그의 공연을 보러갔고, 같이 놀이공원도 가고, 꽃다발도 사다줬고 그러니까 만약에 그도 자신을 싫어하지 않는다면-.

"나랑 정식으로 교제, 하지 않겠어?"

거절 당하면 어떻게 하지? 물론 그가 싫다고 하면 당연히 물러서야겠지. 긴장된 마음으로 본 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며 고개를 까닥이고 있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아무 말 없이 있는 것에 더 긴장된다.

"우리가 놀이공원에 몇 번 왔는지 기억하고 있어?"

푸흐흐, 작게 웃으며 남은 아이스크림을 전부 먹고 남은 막대를 흔들면서 자신을 쳐다본다. 제 고백에 대답해주지 않고 엉뚱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고백을 거절하려는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놀이공원을 몇 번 왔는지 기억을 더듬어간다. 석달 동안 5번 정도인가? 조금 많이 오기는 했네.

"오늘 저녁 에델로즈에서 먹고 가지 않겠어? 오늘 저녁 당번이 타카하시거든."

여전히 웃는 얼굴로 대답 대신 다른 말을 한다. 은근슬쩍 돌려서 거절하는건가 싶어서 눈앞이 흐려진다. 하긴 그가 무조건 저를 좋아해야하는 법도 없으니 당연한거겠지. 눈물이 나올 거 같이 고개를 숙이자 그가 가까이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손가락이 뺨을 감싼다. 따뜻하다. 웃는 얼굴과 다시 마주친다.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놀이공원을 가고, 꽃다발 받은 걸 방에 두는 사람은 아닌데 말이야."
"어...그거 이 몸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야?"
"나는 우리가 사귀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머릿속이 정지 된다. 뭐? 하고 얼빠진 소리가 입에서 흘러나오고 그가 소리내서 웃는다. 여우에게 홀린 기분이 든다. 사귀고 있었던거라고? 부끄러움과 기쁨이 밀려온다.

"죠지."
"으...응?"
"가자, 데이트는 마저하고 가야지."

오늘은 외박할까. 다른 팀원들이 뭐라 하겠지만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깝다. 저녁을 먹고, 이야기도 하고 같이 잘 수 있다면 좋겠다.

"타, 타치바나!"
"응?"
"그러면 유키노조...라고 불러도 되나?"
"물론이지."

입술이 살짝 닿았다가 떨어진다. 방금 먹은 아이스크림 맛이 난다. 웃는 얼굴이 역시 이뻐보인다.

'아무래도 단단히 홀린 모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