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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케타이/타이카케

dpfm 2018. 12. 2. 18:49

히어로가 되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다. 나도 저 사람처럼 강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전기를 흡수하고 방출하는 능력자면서 오히려 전기에 타격을 입은 반푼짜리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가족들도 걱정하고, 친구들도 비웃는 그런 꿈이었지만 히어로가 되고 싶었고, 티비 속의 그 사람처럼 되고 싶었다. 마음 속에 품은 그건 틀림없이 동경이었다. 커져가는 동경에 이끌려 상경하고 존경하는 이가 있는 에델로즈에 들어왔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사람은-

 

너 이번에 새로 들어왔다면서?”

?”

오렛치는 쥬오인 카케루! 에델로즈의 몇 없는 힐러지!”

코우가미 타이가.”

 

손을 내밀고 당당히 말하면서 웃는 얼굴이 참 속 편하게 보인다고 첫만남 때 그렇게 생각했다.

 

너 카즈키 선배처럼 전류 능력자라면서? 카즈키 선배처럼 몸에서 전류를 만드는 쪽이야?”

알아서 뭐하게?”

타이가큥이 안 가르쳐주면 히로 선배한테 물어보면 되지.”

독심술사한테 남의 사생활 묻는 거 실례다.”

그러니까 타이가큥이 가르쳐줘.”

 

시원하게 웃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거리감 없이 다가오는 모습이 웃겼다. 단지 그 뿐이었다. 같이 에델로즈의 히어로라고 하지만 마주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귀한 힐러가 자신 같은 신참을 상대할 필요도 없을테고 쥬오인이라면 그 유명한 쥬오인 아닌가. 잘난 부잣집 도련님은 아마 더 어울리는 사람을 찾겠다 싶어했다. 그가 아무렇지 않게 당당히 짐가방을 들고 제 방까지 찾아올 때까지 그를 잊고 있었다.

 

좋은 저녁~”

아직 6시거든. 그보다 그 짐은 뭐야?”

오늘부터 같이 지내기 위한 짐이지.”

누구 마음대로!”

오렛치 마음대로야! 그리고 히지리 대장한테는 허락 받았거든.”

 

내 의사는 어디에 있는거지? 라고 묻고 싶은 걸 꾸욱 눌러 참았다. 물어봤자 지금 결정해! 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을테니까.

 

타이카큥, 외부에 전기를 받아서 저장해서 방출하는 계열이라면서? 전기에 자기도 타격을 입잖아. 오렛치가 치료해줄게.”

필요 없어. 왜 그렇게 잘해주려는데?”

그거야, 오렛치가 타이가큥한테 반해서지.”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었다. 웃는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는 꺄아, 부끄러워 하면서 짐가방을 던지는 행동에서 진심을 찾으라니.

 

힐러라면 나보다 카즈키 선배 같이 좀 더 경력의 히어로한테 가야하는 거 아냐?”

반했다니까? 그리고 타이카큥이 나를 좀 더 좋아해줬으면 해서 부탁했지. 게다가 선배님들은 힐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강해서 말이야.”

 

그때에는 그의 말 하나, 하나에 어이가 없었다. 자신만만하게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게 정말 어이가 없어서 절대로 친해질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나 같은 반푼이를?”

타이가큥이? 난 타이가큥처럼 누군가를 동경하고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 반푼이가 아니라 충분한 히어로라고 생각하는데?”

“...”

좋은 히어로가 될거야. 그리고 오렛치를 좋아하게 될거라고.”

 

걱정하는 가족들에게서도, 비웃는 친구들에게서도, 다른 진로를 추천한 선생님에게서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이었다.

 

타이가큥, 지금 우리 임무 수행 중인 거 알고 있지?”

당연하지.”

넋 놓고 있는 거 같아서 걱정되는데~?”

은행 강도 정도는 넋 놓고도 이길 수 있어.”

그거 듬직하네.”

 

카케루가 내민 손을 붙잡으며 타이가는 앞으로 한 발 내밀었다.

 

, 카케루.”

?”

네 말이 맞아.”

호옹? 뭐가?”

나는 너를 좋아하게 되었어.”

, 임무 중에 그런 말은 반칙이야~!”

 

전기 충전 완료. 방출로 상처 입어도 이제 두렵지 않다. 치료해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반푼이가 아니라고 해주었으니까.